웹 3 게임에 대한 단상

코인트레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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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 3 게임이란 단어가 나온 지도 시간이 꽤 지났다. 하지만 맨 처음 나온 엑시인피니티만큼 임팩트를 내는 게임은 그 이후로 나오지 않았다. 그 뒤로 수많은 게임이 나오고 꽤 큰 게임사들도 뛰어들었지만 모조리 실패하는 중이다. 이것을 전부 시장의 탓으로 돌리기에는 너무 많은 게임들이 나왔고 나오고 있다. 내 생각엔 웹 2와 웹 3의 게임은 전혀 다른 장르이다. 그래서 웹 2 게임의 모델은 웹 3에서 통하지 않고 있다고 생각한다. 나는 게임 시장의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틀릴 수 있지만 지금까지 단기적으로라도 성공했던 웹 3 프로젝트들은 결이 웹 2 애플리케이션들과는 달랐다. 그래서 게임도 분명히 다를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쯤 내가 항상 예를 드는 앱은 브레이브 브라우저이다. 브레이브 브라우저가 나온 지가 오래됐는데도 아직까지 다른 예를 찾기가 힘든 것은 잘 돌아가는 웹 3 프로젝트를 만들기가 어렵다는 것을 어느 정도 보여주는 듯하다. 아무튼 브레이브 브라우저는 크롬 같은 브라우저인데 브라우저를 사용하는 중간중간에 광고가 뜨고 광고를 보는 보상으로 BAT 토큰을 보상받는다. 그리고 BAT토큰의 수요는 광고를 내는 사람들로부터 나온다. 사용자가 브라우징을 얼마나 하는지에 따라 다르겠지만 보통 달마다 2-3천 원 정도의 보상을 받을 수 있다고 한다. 브레이브 브라우저 측이 밝히는 정보에 따르면 2020년에는 액티브한 사용자가 1달 기준으로 2400만 명이었는데 2023년에는 5900만 명으로 늘어났다고 한다. 침체된 크립토 시장과는 상관없이 꾸준하게 사용자를 늘려나가고 있으며 브레이브 브라우저를 사용하는 사람들은 BAT토큰을 제공받기 때문에 어느 정도는 웹 3 사용자라고도 부를 수 있다. 브레이브 브라우저를 나도 개인적으로 사용하고 있지만 많은 면에서 크롬보다 부족하다. 그래서 나의 경우는 브레이브 브라우저가 크롬을 대체하진 않았다. 하지만 오페라나 파이어폭스를 사용하는 대신에 브레이브 브라우저를 사용하기 시작했다. 2-3천 원은 커피하나도 못 사 먹는 돈이지만 일반적인 뉴스나 정보를 검색할 때는 브레이브 브라우저를 사용하게 되었다. 적응하면 다 거기서 거기인 브라우저에서 브레이브 브라우저대신 타 브라우저를 선택할 이유는 많이 없었다.

브레이브 브라우저와 타 브라우저를 표면적으로 비교할 때 다른 것은 단 하나이다. 그렇게 많은 이야기가 나왔던 X to Earn (어떤 행동을 하면서 보상을 얻는 것), 브레이브 브라우저에서 브라우징을 하면 돈을 번다는 것, 그 하나가 다르다. 만약 브레이브 브라우저를 사용하는데 토큰을 받지 않는다면, 즉 일반적인 웹 2 애플리케이션이라면 지금처럼의 관심을 받지 못했을 것이고 그게 웹 3 프로젝트들이 가지는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아직까지도 더 많은 사람들이 오페라나 파이어폭스를 브레이브 브라우저보다 더 많이 사용하고 그들의 사용성도 더 편리하지만 나를 포함한 소수의 사람들은 겨우 2-3천 원의 토큰 보상 때문에 브레이브 브라우저를 더 많이 사용한다.

많은 웹 3 프로젝트들이 최대한 서버를 사용하지 않고 블록체인을 사용하려고 노력한다. 하지만 사용자의 입장에서 본인의 데이터가 서버에 저장되든 블록체인에 저장되든 관심이 없는 문제이다. 내가 쓴 글이 기업의 서버에 저장되든 블록체인에 저장되든 그것이 무슨 상관일까. 하지만 하나 관심이 있을 수 있는 것은 기존 웹 2 애플리케이션들이 보여주는 포인트들은 의미 없는 서버의 숫자에 불과했지만 웹 3에서는 자산이 되고 팔 수 있다는 것이다. 브레이브 브라우저가 BAT토큰이 아니라 포인트를 주고 어느 정도 포인트를 모으면 더 많은 기능을 제공하는 등의 일반적인 웹 2 애플리케이션 마케팅기법을 사용했다면 이렇게 크지 못했을 것이다. 이 포인트를 원하는 사용자가 엄청나게 많아지더라도 서버상에서 숫자로 표현되는 포인트를 사용자끼리 거래되게 만드는 것은 매우 어렵다. 여기서 웹 3 프로젝트인 의미가 생겨난다. 브레이브 브라우저 안에서 사용자의 보상은 포인트가 아니라 BAT토큰으로 주어지고 그리고 사용자는 그대로 가지고 있던, 팔던, 토큰을 빌려줘서 이자수익을 받든 사용자가 결정한다. 이 포인트의 자산화, 혹은 보상이라고 부르는 이 개념이 개인적으로는 웹 3 프로젝트가 나아갈 방향이라고 생각한다. 브레이브 브라우저 외에도 기존의 웹 2 애플리케이션을 웹 3으로 만들어서 성공시킨 것은 두 가지 예를 더 들 수 있다. 엑시 인피니티와 유니스왑인데 엑시 인피니티는 게임을 하는 사용자에게 SLP토큰이 보상되었고 사용자는 보상받은 자산의 모든 권한을 가질 수 있었다. SLP를 얻자마자 파는 사용자들이 대부분이었고 그 결과 SLP의 가격은 하락했지만 그것은 게임사가 만들어낸 결과가 아니라 사용자가 만들어냈다. 유니스왑도 기존 거래소와 다르게 코인을 예치를 하면 거래에 사용된 수수료를 수익으로 돌려받는다.

마켓플레이스나 지갑같이 인프라를 제공하는 애플리케이션을 제외하고 사용자가 직접 토큰이나 NFT를 사용하는 웹 3 애플리케이션 중에 보상이 주어지지 않는 경우로 성공하는 케이스는 거의 없다. 플레이투언이라는 장르가 크게 뜨고 난 후 P2E가 중요한 게 아니라 게임성이 중요하다는 말들이 퍼졌었고 나도 어느 정도 동의를 하는 말이지만 나는 아직도 전자가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P2E 또는 보상이 필요 없이 게임성에만 모든 포커스를 둘 거면 굳이 블록체인을 사용할 필요가 없다. 거기다가 보상을 주더라도 보상이 가치가 없다면 어차피 팔 수도 없는 토큰과 NFT를 사용자가 받는다 한들 서버의 포인트와 차이점이 없다. 사용자의 지갑에서 서명하거나 트랜잭션을 날려야 하는 블록체인이 훨씬 거추장스러울 것이므로 사용자가 금전화 할 수 있는 자산을 보상받지 못한다면 웹 3 게임일 필요가 없다. 귀중한 아이템들은 이미 웹 2에서도 잘 사고 팔리고 있기도 하다.

P2E가 중요하지만 시장 어렵다 보니 요즘 나오는 웹 3 게임은 점점 더 이상해진다. 웹 3 게임이 나올 때까지 디스코드의 활동을 트래킹 하고 디스코드 활동을 열심히 하는 순서 또는 레퍼럴을 해오는 순서대로 NFT를 살 수 있는 권한을 주거나 남들보다 게임을 먼저 플레이할 수 있는 권한을 먼저 부여한다. (이게 권한인지 의문이다..) 소수의 사람만 돈을 벌어가니 코인의 가격도 안정적이거나 오르고 동시에 VC나 웹 3 게임이 들고 있는 코인을 시장에 정리하면서 더 많은 사람들에게 게임을 오픈한다. (엑싯완료!) 어떤 웹 3 게임들은 게임이 무료라는 것과 누구나 플레이할 수 있음을 강조하지만 무료 플레이어는 그냥 보상을 벌어가지는 못하고 게임플레이만 가능하다. 나는 이 방향은 절대로 오래 지속되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어떤 웹 2 게임이 게임도 나오기 전에 몇만 명에서 몇십만 명의 인원들이 게임이 나오기를 기대하면서 디스코드 활동을 할까? 그리고 어떤 게임이 베타테스트도 아닌데 소수의 플레이어만 게임을 하도록 만들까. 지금 웹 3 게임이 나오는 과정은 너무 부자연스럽다. 나는 이런 폰지형태의 게임이 웹 3 게임의 미래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지금까지 성공했던 소수의 웹 3 프로젝트들처럼 웹 3 게임도 몇 가지 조건을 부합한다면 엑시인피니티보다 더 큰 영향력이 있는 게임이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한다.

1. 게임에서 보상받는 토큰은 가치가 있어야 한다 = 사용자가 원하면 바로 팔 수 있어야 한다.
2. 누구든지 플레이할 수 있어야 하며 적은 보상일지라도 다수의 플레이어들은 짧은 시간 동안 약간의 보상은 가져가야 한다.
3. 토큰을 사용해서 이득을 볼 수 있는 집단이 필요하다. (예: 광고)
4. 어느 정도의 게임성이 필요하다.

엑시 인피니티가 잘 안 된 이유는 2번을 충족하지 못했고 3번이 매우 약했다고 생각한다. 3번이 무너지니 2번의 보상의 가치가 점점 줄었기 때문에 오래가지 못했다. 브레이브 브라우저는 브라우저가 쓸만하고 사용자는 0.2달러로 교환할 수 있는 BAT토큰을 보상받기 때문에 사용자가 일정하게 늘어나고 있다. BAT토큰을 사용해서 사용자들에게 광고를 하려는 집단도 존재하기 때문에 꾸준하게 토큰이 순환되고 사용자가 늘어난다. 물론 게임의 수명은 애플리케이션보다 짧기 때문에 위를 부합하는 게 매우 힘들겠지만 부합하지 않는다면 굳이 웹 3 게임으로 만들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글을 마무리하기 전에 한번 더 강조하고 싶은 것은 보상 크기의 중요성이다. 웹 3 게임에서 보상이 가장 중요한 척도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사용자가 게임을 고를 때 가장 큰 요소는 재미라고 생각한다. 만약 제일 큰 요소가 돈을 얼마나 버느냐가 된다면 그 게임은 오래 지속될 수 없다. 밖으로 나가서 일을 하는 게 더 효율적일 것이다. 브레이브 브라우저를 사용할 때 불편했었다면 2-3천 원의 보상은 신경 쓰지도 않고 지워버렸을 것이다. 2-3천 원 때문에 브레이브 브라우저를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브레이브 브라우저를 사용하면 부가적으로 2-3천 원을 가져갈 수 있어서 사용하는 이유가 더 정확하다. 하지만 보상이 가장 중요한 척도는 아닐지라도 2-3번째로 중요한 척도로는 작용할 것이다. 만약 브레이브 브라우저를 사용하는데 보상으로 20~30원을 가져간다면 브레이브 브라우저를 더 이상 사용하지 않을 수 있다. 따라서 게임의 경우에도 재미있는 게임들 중 얻는 보상의 가치가 높은 것이 웹 3 게임 시장에서는 꽤 중요한 척도가 될 것이라고 예상한다.

이미지 출처: OpenAI의 DALL·E를 통해 생성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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