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아무도 관심없는 EIP-6551: 토큰 바운드 어카운트
게임에 블록체인을 녹여내는 것은 생각보다 쉽지 않다. 단일 게임에 블록체인을 사용하는 것이 어떤 의미가 있을지 판단하는 것이 어렵기 때문이다. 블록체인을 아는 사람은 게임을 잘 알지 못하고 게임을 아는 사람들은 블록체인을 잘 모르는데서 기인하다고 생각하는데 둘 다 잘 모르는 나는 요즘에는 둘을 조금씩 알아가고 있다. 여러가지 생각을 하다가 최근에는 토큰 바운드 어카운트의 기술이 블록체인 게임 또는 일반 게임에서 사용되기에 아주 좋다고 생각했다.
블록체인을 인정하지 않는 사람들이 아직 많지만 블록체인은 기존의 중앙화된 문제를 쉽게 해결하기 위해서 나왔다. 중앙화된 플랫폼 없이 익명의 사람들과 토큰을 거래하는 디파이는 실로 놀라운 시장이다. 아직 대중화되지 않았을 뿐 이런 형태의 거래는 앞으로도 계속해서 발전해 나가고 점점 더 사용자를 늘려갈 것이라고 생각한다.
게임 시장에도 이렇게 중앙화된 공간이 존재한다. 바로 게임 내 재화나 아이디를 파는 많은 플랫폼들이다. 아이디팜, 아이템베이 등 여러 개의 플랫폼들이 P2P거래의 중앙화 거래소 역할을 하면서 수수료를 가져간다. 여기서 벌어들이는 수익은 게임사가 전혀 가져가지 못하고 제3자의 플랫폼들이 가져간다. 만약 이런 플랫폼들을 사용하지 않고 사용자들이 직접 아이템이나 계정 등을 P2P로 거래하고 이런 거래 수수료를 게임사가 가져간다면 지금보다 더 효율적이고 편리한 모델이지 않을까 싶다.
일명 TBA(Token Bound Account)라고 불리는 토큰 바운드 어카운트는 윗 문제를 해결해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알아놓으면 좋은 기술인 것 같다. TBA는 NFT와 블록체인 계정을 연결하는 기술이다. 여기서 말하는 계정은 블록체인 계정이며 NFT홀더가 컨트롤 할 수 있는 계정이다. 메타마스크같이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블록체인 계정이 있고 해당 계정안에 NFT를 가지고 있으면 NFT에 연결된 또 다른 계정을 컨트롤할 수 있다는 뜻이다.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블록체인 계정은 메타마스크 등을 들 수 있는데 이 계정으로 게임을 플레이하고 해당 계정을 판매한다고 가정한다면 구매자는 그 계정을 구매하기가 쉽지 않다. 프라이빗키가 노출된 계정이기 때문에 언제든지 해킹될 수 있으며 모든 자산을 다른 계정으로 옮기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TBA를 사용하면 NFT 하나면 옮겨도 그 안에 있는 계정과 계정이 소유하는 모든 토큰, NFT들이 함께 따라오기 때문에 계정이나 캐릭터 또는 아이템들을 거래하는데 매우 용이하다.
만약 NFT가 게임의 계정을 나타내는 것이라면 계정에 사용되는 캐릭터들을 블록체인 계정들로 만들어서 각 계정에 아이템등을 NFT로 담을 수 있고 만약 NFT가 아이템이라면 연결되는 계정에 아이템에 귀속되는 또 다른 아이템들을 NFT로 넣을 수 있다. 다수의 EVM체인도 지원하기 때문에 계정 NFT는 이더리움 네트워크에서 만들고 연결된 계정에 귀속되는 아이템 NFT들은 가스비가 저렴하거나 들지 않은 L2의 체인을 사용할 수도 있다.
이 기술은 지금도 충분히 사용가능하나 실제로 사용되는 것을 보려면 게임 전용 NFT 플랫폼이 필요할 것 같다. 오픈시와 Blur는 이 모델에는 적합하지 않은 것 같고 게임 전용 계정을 거래할 수 있는 EIP-6551용 NFT 마켓플레이스가 나와야한다. 실제로 이것이 게임사의 좋은 비즈니스모델이 된다면 계정을 NFT화 하는데 도움을 주는 서비스들도 나올 것 같다. 물론 메타마스크가 아니라 구글 계정으로 계정을 만들게 도와주는 AA와 안전하게 계정을 복구할 수 있는 보안 쪽도 함께 발전해야겠지만 말이다.
EIP-6551을 리서치하면서 대부분의 프로젝트를 보거나 직접 돌려봤는데 가장 흥미롭다고 느낀 것은 Pinata의 Cosmic Cowboys 프로젝트였다. 이거도 EIP-6551을 게임에 추가시켰는데 추가시킨 곳이 게임 상의 NPC였다. 게임상에서 퀘스트나 주고 의미 없는 일을 하는 NPC에 EIP-6551을 사용해 계정을 연결해 NPC도 자산을 가지게 했으며 AI를 붙여서 NPC가 직접 자산을 사고파는 결정을 하도록 했다. 그리고 NPC가 한 결정은 블록체인 함수를 실행해서 블록체인에 저장되었고 IPFS를 통해서 NPC의 메타데이터들을 저장해 놓았다. 그리고 사용자는 각 NPC에게 대화를 할 수 있는데 이것은 또 XMTP를 사용했다. XMTP는 블록체인의 계정끼리 메시지를 보낼 수 있는 프로토콜인데 이것은 NPC가 계정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가능하다.
NPC가 계정을 가진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는 아직 모르겠다. 하지만 이러한 시도가 여러 군데서 일어나는 것으로 보아 NPC의 PC의 경계선을 무너뜨리려고 하는 것을 알 수 있고 또한 EIP-6551을 사용할 수 있는 범위는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클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 같다. 내 생각으로는 좋은 예를 찾지 못하지만 어쩌면 게임 밖에서 더 잘 사용될 수 있을 수도 있을 것 같다. 어쨌든 교환할 수 있는 블록체인 계정이 이 시장에 만들어졌다는 것이 토큰 바운드 어카운트가 중요한 이유인 것 같다.
Image source: Generated through OpenAI's DALL·E
